층간소음 복수, 층간소음 보복, 층간소음 정의구현 이야기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에 이사왔을 때 원래 살고 있던 윗집은 엄청 조용했습니다. 층간소음의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죠.

그러던 어느 날 조용했던 윗집이 이사를 가고 4~5살 애기 둘을 데리고 온 부부가 이사를 오게 되면서 지옥이 시작되었습니다.

입주 전부터 바닥 공사를 포함한 인테리어 공사로 한 달간 공사 소리에 시달렸고, 입주 이후에는 아이들의 발 망치 소리에 지옥 같았습니다. 애들이 있는 집이라고 이해하려 해도 직접 겪어보니 도저히 안 되더군요.

간헐적으로 어쩌다 쿵쿵 걸리는 소리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1시간이고 2시간이고 계속 소리 지르면서 뛰어다니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되서 그렇게 첫 방문을 하게 됩니다.

처음엔 저 자세로 이야기했습니다. “밑에 집에서 왔는데 애들 뛰는 소리가 너무 시끄럽다며 조금만 조용히 시켜주셨으면 좋겠다며” 웃으며 좋게 이야기했죠.

이때만 해도 층간소음이 얼마나 답 없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검색도 안 해봤고, 좋게 이야기하면 윗집도 이해해줄 거다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층간소음의 썰과 마찬가지로 대화로는 해결이 안 되었습니다. 윗집은 조용히 시키겠다고 약속했고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하루 이상 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갈 수 없었기에, 또 분노 게이지가 채워지기 전까지는 참고 참았습니다.

주말이고 평일이고 낮이고 밤이고 상관 없이 애들이 뛰는 발 망치 소리… 그렇게 두 번째 방문을 하게 됩니다. 주말이고 아침이고 밤이고 발 망치 소리가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화내며 따졌습니다. 역시 죄송하다고는 하지만, 애들이라서 말리는데도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말리는데 1시간, 2시간을 뛰어다니냐면서 뭐라하니 정말 죄송하다고 애들한테 많이 주의주겠다며 말하더군요.

네 이때까지만 해도, 바보처럼 진짜 이젠 조용해지겠지, 지들도 애들 있는데 힘들겠지 라며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이 답답한 이야기는 그렇게 5번째 방문까지 이어졌고, 윗집태도는 점점 달라졌습니다. 시큰둥하게 반응하다가, 마지막 5번째 방문에서는 오히려 화내더군요. 대판 말싸움 벌어질 뻔했지만, 너무 어이가 없어서 냉정하게 “알겠다”고 말한 다음 관리사무실로 전화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10분 이상 뛰는 소리만 들린다? 관리사무실로 전화했습니다. 그러길 3차례 4번째 관리사무실에 다시 전화하니, 관리사무실에서 그러더군요. 자기들도 찾아가서 이야기하는데 죄송하다 하는데 어떻하냐고 주의주긴 하는데 애들 있는 집이니 좀 이해하고 지내라고 하더군요.

관리사무실에 전화하기 전부터 층간소음 사례와 대처 방법 등을 알아보긴 했었습니다. 관리사무실에서도 답을 못 내놓자, 큰 맘 먹고 천장에 붙이는 층간소음 잘 잡는 녹음기를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약 2주간 녹음하고, 파일을 가지고 관리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호소하니까, 관리사무실 측에서 “와 이정도인 줄은 몰랐다”고 하더군요. 약 1년 넘게 이런 소리 평일엔 아침이나 밤, 주말엔 하루 종일 매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실 측에서는 정 해결 못하시면 사이 이웃 센터로 넘겨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관리사무실의 소장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윗집에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녹음한 소리를 들려줬죠. 아무 말 못 하더군요. 관리사무실에서 같이 온 사람도, 이정도면 밑에 집에서 진짜 많이 참으신 거라고 편들어주고, 계속 이렇게 되면 자기들도 센터에 넘길 수밖에 없다고 말해주더군요.

그리고 거짓말처럼 한동안 조용했습니다. 그러다가 역시나 또 발 망치 소리가 점점 심해지더니 원상 복귀되더군요… 관리사무실에 또 전화해서 센터로 넘겨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니 한 번 더 이야기 해본다고 하더군요.

마찬가지였습니다. 한동안 조용하다가… 또 심해지다가 원상 복귀. 관리사무소고 뭐고 그냥 최후통첩으로 녹음된 녹음기들고 윗집 찾아가게 됩니다.

녹음된 소리를 틀어주니, 한숨을 내쉬더군요. 그러곤 말하더군요. “저희 부동산에 이사 알아보고 있으니 조금만 더 참으시라고..” 미친… 속에선 욕이나 왔지만, 한편으로는 “그래? 이사 간다고? 좋아, 그때까진 참아주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자기네들 1/5일에 이사간다고 윗집에서 알려주러 왔더군요. 그래도 양심이 있는지 그동안 죄송했다고 말은 하더군요. 제가 피해보고 화도 많이 났지만 이사간다고 짐 싸는데 조금 시끄러울 수 있다고 굳이 찾아와서 죄송하다고 하는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저도 아무튼 죄송하게 되었다고 형식적으로나마 이야기하고 알겠다고 말했죠.

정말 중재 센터나 고소라는 수단까지 안 가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다음에 이사 오는 세대들도 “애들 있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들이 부동산에 내놓을 때 사정 설명하고 가능한 어린 애들 없는 사람으로 구해달라고 이야기는 해뒀다고 하더군요.

후… 다른 층간소음 썰만큼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많이 기쁘네요. 제가 금주하고 있어서 술 안 마신지 1년 넘어가는데 오늘은 오랜만에 치맥 한 번 해야겠습니다. 다른 분들도 층간소음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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