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의 소설 감자를 읽고 작품에 드러난 시대적 배경과 작가의 여성관을 분석하여 서술하시오

Ⅰ. 서론

김동인의 <감자>는 1920년대 식민지 현실을 반영하며, 부정적 환경 때문에 파괴된 인물이 등장함으로써 환경의 파괴성이 돋보이는 자연주의가 강하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감자>는 환경에 의해 타락하는 복녀의 일생을 시종일관 냉정한 객관자의 시점에서 조명하고 있다.

. 본론

<감자>는 1925년 《조선문단》 1월호에 발표되었다. 김동인의 작품 중에서 환경적 요인이 인간 내면의 도덕성을 타락시킨다는 자연주의적 색채가 가장 짙게 드러난 작품이다.

주인공 복녀는 가난하지만 정직한 농가에서 바르게 자란 처녀였다. 그러나 돈에 팔려 만난 천성이 게으른 남편으로 인해 빈곤에 시달리고, 결국 빈민층들이 사는 칠성문 밖까지 내쫓긴다. 처음에는 거지행각과 허드렛일로 생계를 꾸려갔으나 그것도 한계점에 달하게 된다. 어느날 관청에서 실시한 송충이 잡는 일에 참여한 복녀는 감독의 유혹에 빠져 일하지 않고 돈을 버는 법(매춘)을 알게 된다. 그 뒤 복녀는 동네거지를 상대로 보다 적극적인 매춘을 하고, 마침내 감자를 훔치다 발각되어 감자주인인 중국인 왕서방과 공공연한 매음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왕서방이 다른 여인과 혼인하게 되자 복녀는 질투로 인해 낫을 들고 쳐들어갔다 되려 왕서방에게 살해당하는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다.

주인공 복녀는 어렸을 때에는 가난했으나 도덕적 기품을 잃지 않았다. 그랬던 그녀가 생활환경이 달라지자 점점 타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녀의 최초의 부정은 타율에 의한 것이었으나 점차로 자율적인 것으로 변화하게 된다. 복녀가 타락하는 과정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복녀를 둘러싸고 있는 가난이라는 조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파멸하게 되는 모습을 사실적으로 기술하여 복녀의 체험이 당시 식민지 현실을 반영하는 보편적인 것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의 복녀의 체험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으로 제한되며, 이는 동인 문학의 특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감자>에서는 김동인의 철저한 가부장제 하에 비롯된 여성멸시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김윤식 교수도 김동인의 모든 작품에서 여인은 인격으로 대접되지 않으며 작가 스스로도‘나는 매녀가 아니면 흥미 없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또한 <감자>는 식민지 사회의 빈궁을 배경으로 하여 빈궁의 원인을 남성 개인의 천성적 게으름으로 파악한 점, 도덕의식이 변모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송충이 잡기 감독과의 매음에서 복녀의 갈등이 한 치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현실 인식이 결여되어 있고, 인물 행위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는다.

. 결론

<감자>는 복녀라는 한 여인의 삶이 농축된 작품으로, 간결한 문장과 압축적인 대화를 특징으로 한다. 또한 작가의 주관이나 해석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는 냉철한 문체도 특징으로 한다. 내용 면에서는 환경 결정론에 입각하여 김동인 특유의 자연주의적인 시각을 잘 드러내고 있다.

. 참고문헌

-김열규, 신동욱, 「김동인연구」, 세문사, 1982.

-김우종, 「감자는 자연주의작품인가」, 국문학 논문선 10, 민중서관,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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