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친구 사이에 꼭 필요한 ‘책선(責善)’이란 무엇일까요?
수능 국어 고전 윤리 영역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책선(責善)’은 공자와 맹자로부터 시작되어 정주학에 이르기까지 깊이 논의된 친구관계론의 핵심 개념입니다. 이 글에서는 책선의 의미와 역사적 흐름을 살펴보고,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까지 탐구해 보겠습니다.
2. 책선과 친구관계론의 시작: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
모든 생각에는 그 시작이 있듯이, 책선에 대한 논의도 고대 유학자들로부터 출발합니다. 특히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은 책선의 기본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1. 공자의 책선: 어짊(仁)을 돕는 친구관계론
공자께서는 제자로부터 친구를 사귀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받자 “충고하고 바른길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하셨습니다. 이는 친구란 단순히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이를 넘어,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함께 성장하는 존재임을 강조한 것이죠. 공자의 유명한 말 중 “나의 어짊(인격적인 성숙함)에 도움이 되는 이와 벗한다”는 구절은 바로 이러한 생각을 잘 보여줍니다. 좋은 친구는 마치 나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처럼, 내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하도록 이끌어준다는 의미입니다.
2.2. 맹자: “중요한 것은 친구의 ‘덕(德)’이다!”
맹자께서는 공자의 생각을 더욱 발전시켜 “친구를 사귀는 것은 그 사람의 ‘덕(도덕적 품격)’을 사귀는 것”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는 친구를 선택할 때 상대방의 나이나 사회적 지위, 재산 등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적인 가치, 즉 도덕적인 됨됨이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친구 사이에 서로 착하고 좋은 일을 하도록 권하는 책선을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기본적인 도리로 규정했습니다. 책선이 없다면 진정한 친구 관계라고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죠. (팁: 2026학년도 수능특강 독서 교재에서도 유학자들의 인간관계론을 다룬 지문을 찾아 연결해 읽어보면 이해가 더욱 깊어질 거예요!)
3. 정주학 시대의 책선과 친구관계론: 정자와 주자의 심화된 논의
시간이 흘러 송나라 시대에 이르면, ‘정주학’이라는 새로운 유학 사상이 등장합니다. 이 정주학에서는 이전 시대보다 책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고, 더 나아가 책선을 실제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그리고 책선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까지 논의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정주학자인 정자와 주자의 견해를 비교하며 살펴볼까요?
구분 | 정자 | 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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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선의 핵심 태도 | 성의를 다하되, 말은 간결하게 | 자신의 행실을 먼저 살피고, 의리에 입각 |
충고 시 유의점 | 상대방의 인격 존중 및 마음 배려, 진심 전달 | 충고 내용이 의리에 맞는지 점검 |
상대가 받아들이지 않을 때 | (구체적 언급은 본문에서 직접적이지 않으나) 상대에게 이롭고 자신에게 욕됨이 없도록 함 | 계속 충고하기보다 관계를 끊어 자신의 성의를 보전 |
강조점 | 자신을 높이고 상대를 무시하는 태도 경계 | 신뢰가 깨지면 억지로 이어가지 않음 |
3.1. 정자의 책선 실천법: 성의와 간결함의 친구관계론
정자께서는 친구에게 책선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성의’를 다하는 마음가짐이라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진심만 앞세워 자기 생각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계했어요. 그는 “성은을 다하여 책선하되 말은 적게 하는 것이 상대에게 이롭고 자신에게도 욕됨이 없다”고 말하며,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찌르는 조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책선을 할 때 자신을 높이거나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태도는 절대 금물이며,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그 마음을 세심하게 배려하여 진심으로 충고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짧지만 강력한 한 마디, 정자의 책선법입니다!
3.2. 주자의 책선과 절교론: 의리와 신뢰 기반의 친구관계론
한편, 주자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충고, 즉 책선을 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자신의 행실부터 올바른지를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친구에게 하는 책선의 내용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니라 ‘의리’에 입각한 것인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고 보았죠. 주자는 친구 관계를 ‘의리’로써 맺어진 인위적인 관계로 이해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좋은 의도로 책선을 한다 해도, 친구가 그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무리하게 계속 충고하기보다는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상대방이 진심 어린 책선을 듣지 않는다면, 이는 이미 두 사람 사이의 신뢰가 깨졌다는 신호로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충고하며 원망을 듣기보다는, 조용히 관계를 정리하여 자신의 성의를 보전하는 것이 스스로 욕되지 않는 길이라고 현실적인 조언을 했습니다.
4. 현대적 의의: 책선과 친구관계론에서 배우는 수능 국어 팁
그렇다면 공자, 맹자, 정자, 주자와 같은 옛 학자들이 깊이 고민했던 ‘책선’ 이야기가 오늘날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특히 고등학생 여러분이 매일 마주하는 수능 국어 지문을 이해하는 데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 고전 윤리 및 인문 지문 독해의 핵심 키워드: ‘책선’과 같은 유교적 개념은 수능 국어 영역의 인문, 철학, 윤리 관련 지문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골 주제입니다. 이러한 배경지식을 미리 알고 있다면, 복잡해 보이는 고전 지문도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독해할 수 있습니다.
- 건강한 인간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책선에 대한 옛 학자들의 다양한 생각과 고민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진정한 친구 관계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건강한 관계를 맺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 비판적 사고와 성숙한 소통 능력 향상: 친구에게 조언하거나 충고해야 할 상황이 생겼을 때, 정자와 주자의 방법론을 떠올려보세요. 무조건적인 비난이나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하는 태도(정자), 그리고 조언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관계의 신뢰도를 점검하는 자세(주자)는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한 성숙한 소통의 기본입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시험공부를 계속 미루고 스마트폰만 보고 있을 때, 무작정 “너 그러다 원하는 대학 못 간다!”라고 다그치기보다는, 정자의 방식처럼 진심을 담아 “혹시 무슨 고민 있어? 같이 계획이라도 세워볼까?”라고 부드럽게 말을 건네거나, 주자의 입장처럼 여러 번 이야기해도 변화가 없다면 잠시 거리를 두며 친구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도 책선의 현대적 적용이 될 수 있습니다.
5. 변치 않는 우정의 가치, ‘책선’의 지혜를 기억하며
지금까지 공자부터 맹자, 그리고 정주학의 정자와 주자에 이르기까지, ‘친구를 향한 올바른 권선(勸善)’ 즉 책선에 대한 다양한 관점과 깊이 있는 논의를 살펴보았습니다. 핵심은 책선이란 서로의 인격적 성장을 돕고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진심 어린 노력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책선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고민은 시대와 상황, 그리고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진정한 우정을 소중히 여기고, 그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일 것입니다. 이 글을 통해 배운 책선의 지혜가 여러분의 친구 관계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나아가 수능 국어 지문을 이해하는 데도 든든한 배경지식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도 주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책선’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정주학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